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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이 미북정상회담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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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해소를 위한 결정적 계기는 미북정상회담이 아니라 남북정상회담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미북정상회담의 성격과 범위를 규정짓게 된다. 혹시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이상의 성과를 미북정상회담에서 얻으려 한다면, 그것은 과욕이자 위험부담을 키우는 것이다. 미북 합의는 미국내 절차나 승인 과정이 쉽지 않으며, 과도한 기대와 합의 시도는 오히려 협상 결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의 의회와 시민사회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결국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그의 북한에 대한 협상 방향이나 범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넘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은 일관성 유지를 기대하기 힘들고, 그에 따르는 대가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의 국내정치 위기요인과 돌출적 행태는 미북관계 개선 기회의 측면이 있지만, 트럼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위험하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근본적이고 민감한 사안에 대한 솔직한 의견 교환과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핵에 대한 북한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 북한에게 핵은 안전보장이 아니라 위험 요인이다. 동북아는 중동이 아니다. 한반도는 4대 강국이 둘러싸고 있고, 남북은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서로를 초토화시킬 수 있으며, 어느 쪽도 상대의 보복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선제공격을 할 수 없다. 남한에 있는 주한미군과 미국인들은 미국이 기습 선제공격할 수 없는 조건이며, 서울의 지리적 위치가 남한이 북한을 공격할 수 없는 결정적 조건이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조치가 1994년 6월 전반기에 검토된 바 있다. 당시 한스 블릭스 IAEA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연료봉 처리로 더 이상 검증이 불가능해졌다고 선언했고, 미국과 북한 간의 외교통로가 막혔다. 유엔의 대북제재조치가 불가피해졌고,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었으며, 미국은 이를 위해 최종 수단으로 군사적 대비를 해야 했다. 이때 주한 미대사관측은 주한 미국인 소개준비를 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때 대북 군사공격에 대한 예상 피해규모 보고에 충격을 받고 접었다. 클린턴 정부의 대북협상에 불만을 제기했던 김영삼 정부도 주한미대사관의 미국인 소개준비에 대해 항의했다. 1995-6년 북한의 식량난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북한붕괴 예상론이 있었지만, 이것이 북한에 대한 공격이나 이를 위한 준비로 연결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의사 고조는 핵협상이 실패하고 핵 미사일 위협이 가시화된 결과이다.

핵에 대한 북한의 인식 이외에 미북정상회담에서 거론되기 쉬운 민감한 사안이 북한인권과 천안함 사건이다. 남북간에 이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인권에 대한 주관적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근거와 개선 대책이 요구된다. 북한이 가입한 유엔은 이미 오래 전에 인도주의는 내정불간섭 원칙을 넘어서는 보편적 가치로 선언했다. 북한도 특수성을 넘어 보편적 기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것에 대해 바로잡고, 가능한 것부터 개선을 위해 노력하여 국제신뢰도를 제고하기 바란다.

북한 인권문제와 함께 천안함 사건도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국회연설에서 거론되었다. 미국무부 동아태 대변인도 최근 이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나는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포괄적 재조사를 미국 정부와 공동으로 실시하기를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재조사를 준비하고, 북한은 자신의 소행이 아니라는 기존 주장 이외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이 책임져야 한다. 국내 보수세력이 미국에 의존하는 것이나 북한이 기존에 미국과 합의에 집착했던 것 모두 한반도 평화에 대한 책임성이 부족한 결과이다. 북핵문제 해소 과정을 통해 남북이 민족주의 편향을 넘어 동북아 평화와 세계평화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길 바란다. 합의문이나 서명보다 지속적인 남북관계 신뢰 축적이 중요하며, 그것은 서로 불편한 사안에 대해 평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합의해가는 과정에서 형성될 것이다.

박용수 논설위원
연세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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