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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민주당은 보수당임을 자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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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시기 사법부의 문제는 기성 보수세력의 권력에 대한 무절제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정치세력으로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무절제하고 무책임하게 권력을 행사했을 때, 한국의 보수 지식인들은 대부분 이에 편승하거나 묵인했다. 제대로 된 보수는 힘과 질서를 전제하지만, 절제와 균형을 견지한다. 케난, 모겐소, 월츠, 미르샤이머 등 주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들은 당대 미국정부의 무절제한 군사전략을 비판했다.

대외전략 측면에서 현실주의는 대미 편승과 균형 외교전략을 포괄한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은 비대칭 동맹관계에서 강대국 파트너인 미국에 편승외교전략을 유지하면서, 중국, 러시아와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다. 현실주의 외교에서 평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세력균형이고, 이를 위한 외교전략으로서 균형외교는 현실주의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현실주의는 외교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는다. 대북정책에서 협상을 강조하는 것도 현실주의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정책에서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급격한 인상 이후 실제 효과를 축소시키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실업률이나 성장측면을 고려한 절충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은 기본적으로 성장론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험하게 만드는 재분배정책을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이 추진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된다. 제대로 된 보수정치세력은 기본적인 복지정책을 외면하지 않는다.

기존 보수 세력이 내용적으로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보수를 자임할 필요가 있다. 필요 뿐 아니라 책임이 있다. 형식적 견제와 균형의 논리로 과거 망상에 빠진 세력이 보수적 가치를 독점해야하는 듯한 착각이 더 이상 작동되지 않기 바란다. 협치 또한 마찬가지이다. 수평적 관계의 협치에서 책임은 어느 한쪽에게 집중될 수 없다. 협치의 이름으로 무절제하고 무책임한 주장과 행위자들에 대한 묵인과 포용이 더 이상 강요되지 않기를 바란다.

민주당은 진정한 보수적 가치를 두고 어느 정당과도 유보없이 가차없는 경쟁을 벌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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